지루한 일상을 바꿀 실험의 시작
역사 교사인 주인공 마르틴과 친구들은 중년의 남성들로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의욕이 없는 일상에 학생들을 가르치며 젊었던 시절의 열정도 사라지고 하루하루가 무의미하게 흘러갑니다. 니콜라이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적당한 알코올은(0.05%) 농도를 유지하면 느긋하지만 대담해진다는 어느 심리학자의 가설이 대화 주제로 나오게 됩니다. 이 가설을 따라 해 보기로 한 주인공 마르틴과 친구들은 일상에서 알코올을 마시며 실험에 들어가게 됩니다. 심리학자의 가설대로 적당한 알코올을 마시니 그들의 일상에 활력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수업 시간에도 전보다 열정 가득한 태도로 학생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게 되며 일상에 새로운 활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또한 주인공인 마르틴은 아내와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로 변화하며 무미건조했던 집안 분위기에도 좋은 전환점이 되어줍니다. 초반 실험과 달리 점점 마시는 양이 많아지면서 직장에서 걸음걸이를 비틀거리며 출근하거나 술기운에 취해 문에 코를 박는 등 다소 아찔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이후 마르틴은 술을 진탕 마시고 아내와 싸우게 되어 다시 부부 사이가 멀어지게 됩니다. 이로써 알코올의 위험성을 깨달은 마르틴은 점점 자기 모습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어느 날 마르틴의 친구가 술을 마신 채 보트에 탔다가 안 좋은 결말을 맞이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후 마르틴과 친구들은 엄청난 상실감을 느끼며 장례식을 마칩니다. 이전에 생일파티를 하고 알코올 가설을 얘기하던 그 레스토랑에 가서 옛 친구를 기리며 맛있는 요리와 술을 마십니다. 가르치던 학생들의 졸업식 날이 되어 거리가 축제 분위기로 한창일 때 마르틴과 친구들은 제자들과 함께 춤을 추며 영화는 끝납니다.
'어나더 라운드' 나의 솔직한 감상평
이 영화는 덴마크 작품입니다. 덴마크 영화를 처음 보게 된 것 같은데 영화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이국적이면서도 감각적으로 다가와서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꼭 중년이 아니더라도 일상에 무료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별생각 없이 접근해도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중년의 남성들이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면서 알코올에 대한 가설을 이야기로 나누는 것이 약간 귀엽기도 했는데 실제로 알코올에 적당히 취하면 긴장감도 풀어주고 활기가 돌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공감이 가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인 마르틴이 초반에 수업할 때는 영혼이 없는 듯한 무미건조한 분위기였는데 실험을 시작하고 나서 좀 더 적극적으로 변하고 학생들과 소통도 편하게 하는 장면은 가설의 긍정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또한 냉랭했던 아내와의 관계도 실험을 시작하면서 그의 적극적인 태도로 인해 점점 좋게 변하게 됩니다. 하지만 좋은 점도 있지만, 술의 강도가 세지면서 부정적인 결과도 초래하게 됩니다. 알코올의 강도가 세질수록 가족과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친구도 떠나보내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마치 이래도 술을 계속 마시고 싶은 지 관객에게 묻는 것 같기도 합니다. 술의 장단점을 현실적으로 잘 풀어나가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초반의 적당한 알코올은 일상에 도움이 되어 관객의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보게 하지만, 후반에 갈수록 부정적인 위험성을 인지하게 해주며 역시 술을 많이 먹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영화에서 술은 메인 키워드이지만,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명언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크게 이목을 끌거나 자극적인 요소가 있지는 않지만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주제를 가지고 내용을 이끌어 가기 때문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독보적인 존재감의 메즈 미켈슨
덴마크 태생의 메즈 미켈슨이 주연인 영화입니다. 워낙 유명한 배우이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에서 보았는데 어딘지 모르게 슬픔을 가진 듯한 그의 얼굴이 이런 장르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메즈 미켈슨이 외국의 한식당에서 혼자 한식을 먹는 사진이 떠서 유명했는데 그래서인지 더 친근한 배우처럼 느껴집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연극 학교에서 연기를 배우면서 성장했고 덴마크 내 연극 무대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습니다. 이후 연기력과 독보적인 외모로 인기를 얻게 되어 국제적인 작품에도 참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양한 장르의 역할을 소화하며 작품마다 돋보이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007 카지노 로얄'에서 제임스 본드와 적대적인 관계의 역할로 나와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 주었습니다. <어나더 라운드>의 감독인 토마스 빈터베르는 딸 이다로부터 들은 코펜하겐 청소년들의 문화 이야기를 참고해 각본을 수정했다고 합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이다 에게’라는 문구가 나오는 데 감독의 딸 이다가 안 좋은 사고를 당하게 되어 그녀를 추억하기 위해 이 문구를 기재한 것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