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라고 생각했을 때 찾아온 새로운 시작
주인공 오토는 매사에 불만이 많고 무뚝뚝한 표정을 지닌 채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일하던 직장에서 퇴직하게 되고, 거주하고 있는 타운하우스를 순찰하며 잘못된 일을 바로잡고 관리하며 지냅니다. 평생을 사랑했던 아내와의 이별 이후 그는 큰 상실감에 빠져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 합니다. 마트에서 준비물을 직접 구매한 오토는 더 이상 필요 없는 전화와 전기도 끊고, 옷을 단정하게 입은 채 자신만의 계획을 시도합니다. 준비했던 의도와 다르게 그가 천장에서 떨어져 계획에 실패한 찰나, 앞집에는 새로운 가족이 이사를 와서 주차로 시끄럽게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오토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돕게 되며 자신의 계획을 잠시 미루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이사 온 가족은 그가 계획을 시도하려고 할 때마다 공구나 사다리를 빌리거나, 병원까지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는 등 그의 계획을 의도치 않게 방해하게 됩니다. 그는 그런 상황이 짜증 났지만 그들이 점점 신경 쓰이기 시작합니다. 앞집에 사는 가족의 아내인 마리솔은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직접 요리한 음식을 선물해 주는데 그녀의 음식은 오토에게 작은 위안이 됩니다. 마리솔은 오토에게 운전을 배우게 되고 그는 전에 아내와 자주 방문했던 디저트 가게에 그녀를 데려가 줍니다. 기차역에서 다시 계획을 시도하려던 오토는 실수로 철로에 떨어진 남성을 구하고 의도치 않게 SNS 유명 인사가 됩니다. 그런 그를 취재하러 기자가 찾아오지만 관심 없다는 듯이 그녀를 돌려보냅니다. 그와 한때는 친구였지만 지금은 사이가 좋지 않은 루벤과 그의 아내가 왕래가 없는 아들에 의해 집에서 쫓겨나 시설로 보내지게 될 것 같다는 소식을 들은 뒤, 이전에 찾아왔던 기자의 도움을 받아 그들을 도와줍니다. 어느 날 자신의 계획을 굳건히 실행하려던 오토는 인생을 계속 살아가라는 아내의 환영을 보게 되고 그의 행동을 비로소 멈추게 됩니다. 교사인 아내의 제자이자 신문 배달부였던 사춘기 소년 말콤은 그의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아빠와 싸우게 되고 오토의 도움을 받아 하룻밤 지낼 곳을 제공 받습니다. 그렇게 이웃들과 함께 더불어 지내며 이전보다 한결 나아진 일상을 보내게 된 오토는 다양한 추억을 쌓으며 살게 됩니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그는 어느 날 집에서 누워있는 채로 마리솔에게 발견되고 사랑했던 아내의 옆에 그도 함께 머물게 되면서 영화가 마무리됩니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새롭게 변하는 오토의 모습
이 영화는 잔잔한 드라마 같은 내용으로 진행되는 영화입니다. 덤덤하게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집을 정리하고, 옷을 단정히 입은 주인공 오토의 모습은 삶이 이렇게 덤덤하게 마무리될 수 있는 건지 신기하기도 합니다. 그의 퇴직을 기념해 축하해 주는 동료들, 매일 아침 인사를 건네는 주민들과 대조적으로 그는 항상 불만이 많고 그들에게 퉁명스러운 태도로 일관합니다. 처음엔 그런 태도를 보고 이기적이고 무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을 통해 그의 사연을 알게 되니 그가 왜 그렇게 행동하게 되었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군대에 지원했지만 떨어져 마땅한 직업도 없었을 때 우연히 기차역에서 아내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 오토는 돈은 많지 않지만 맛있는 밥을 사주기 위해 자신은 디저트만 먹는 무척 다정한 사람이었습니다. 결혼하며 임신한 아내와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오토는 불의의 사고로 인해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합니다. 이런 사연으로 사용해 보지 못한 아기 용품은 새롭게 수리되어 마리솔의 새로 태어날 아기에게 선물로 주게 됩니다. 아내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자던 습관이 밴 오토는 아침마다 허전한 손을 느끼며 일어나는 장면이 있는데 그의 퉁명스러운 외적인 모습과 다르게 다정한 내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정말 서로 사랑하며 한 평생을 같이 지냈던 파트너가 인생에서 사라진다면 공허함이 엄청나게 클 것 같은데 그의 마음이 어떨지 상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항상 밝은 마리솔 가족을 보면서 긍정적인 사람이 옆에 있으면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영향을 받아서 좋게 흘러가는 것 같아서 그녀와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긍정의 힘은 대단하다는 사실을 이 영화를 통해 또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화 출연진 및 비하인드 스토리
이 영화는 스웨덴의 베스트셀러 소설인 <오베라는 남자>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주연인 오토 역에는 톰 행크스가 연기를 하는데 역시 유명한 대배우답게 극 중 캐릭터를 잘 살린 섬세한 연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오토의 청년 시절 연기는 실제 톰 행크스의 아들인 트루먼 행크스가 연기 했다고 합니다. 극 중에서 마리솔이 만들어주는 멕시코 음식을 먹으면서 오토가 마음의 벽을 허무는 장면이 나오는데 모든 음식이 하나같이 다 맛있어 보여서 어떤 맛일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오토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그녀를 아내와 자주 갔던 디저트 가게에 데려가 스웨덴식 디저트를 맛보게 합니다. 이런 소소한 이웃 간의 소통을 통해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따듯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영화는 큰 임팩트는 없는 편이지만 잔잔하면서도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아무런 생각 없이 편하게 즐기기 좋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생을 살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극 중 캐릭터마다 다양한 성격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